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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이 머무는 성지혜윰길에서 만수리 공소의 조용한 이야기를 열어보겠습니다. 깊은 산골인 만수산 자락에 자리 잡은 만수리 마을에는 특별한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옛날 천주교 박해를 피해 이곳으로 숨어든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생계를 위해 흙을 빚어 옹기를 구웠고 밤이면 호롱불 아래 모여 기도를 올렸습니다. 옹기를 굽는 가마의 불은 꺼트리지 않으면서도 마음속 신앙의 불꽃은 더 뜨겁게 타올랐던 것입니다. 처음에는 신자들의 집을 돌아가며 미사를 드렸지만 나중에는 십시일반 힘을 모아 지금의 작은 공소를 지었습니다. 화려한 장식은 없지만 투박한 옹기처럼 단단하고 진실한 믿음이 공소 곳곳에 배어 있습니다. 삶이 고단할 때도 서로를 의지하며 희망을 잃지 않았던 그들의 마음을 떠올려 보세요. 소박하지만 가장 빛나는 기도의 자리가 여러분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넬 것입니다. 만수리 공소와 함께 평온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