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 1
성지혜윰길을 따라 흐르는 도림사지의 이야기를 차분히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칠갑산 중턱 고요한 숲속에 옛 절터 하나가 숨 쉬고 있습니다. 바로 도림사지입니다. 지금은 건물이 사라지고 빈 터만 남았지만 이곳은 백제 시대부터 왕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칠갑산을 오를 때 반드시 거쳐 갔던 중요한 길목이었습니다. 화려했던 백제의 행렬이 이곳을 지나갔을 상상을 해봅니다. 텅 빈 절터에는 고려시대에 세워진 삼층석탑 하나만이 홀로 남아 지난 세월을 묵묵히 지키고 있습니다. 탑 주변에 흩어진 기와 조각들은 이곳이 한때 꽤 큰 사찰이었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화려함은 사라졌지만 비움이 주는 편안함이 가득한 곳입니다.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 소리와 이름 모를 새소리가 벗이 되어줍니다. 텅 빈 충만함이라는 말처럼 아무것도 없기에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채울 수 있는 도림사지에서 여러분만의 깊은 사색을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도림사지가 전하는 잔잔한 여운을 마음속에 오래 간직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