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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혜윰길의 고요한 숨결을 따라, 두동교회의 안내를 시작합니다. 익산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 기역 자 모양의 독특한 한옥 건물이 숨어 있습니다. 1923년에 지어진 두동교회입니다. 겉모습은 영락없는 시골집 같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놀라운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예배당 내부가 기역 자로 꺾여 있고 그 꺾이는 모서리에 강단이 놓여 있습니다. 왜 이런 모양으로 지었을까요. 바로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당시의 유교 관습 때문이었습니다. 남자석과 여자석을 따로 두어 서로의 얼굴은 볼 수 없게 하되 목사님의 설교는 똑같이 들을 수 있도록 지혜를 발휘한 것입니다. 새로운 종교를 받아들이면서도 우리의 전통문화를 존중하고 지키려 했던 조상들의 유연한 사고방식이 돋보입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평등하게 복음을 들을 수 있었던 열린 공간 두동교회. 낡은 마룻바닥에 앉아 변화의 시대를 살았던 그들의 지혜와 믿음을 헤아려 보시기 바랍니다. 두동교회가 전하는 잔잔한 여운을 마음속에 오래 간직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