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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혜윰길을 따라 흐르는 부여왕릉원의 이야기를 차분히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부여 능산리 고분군 옆 푸른 잔디가 깔린 이곳은 백제 왕실의 기도가 스며있는 부여왕릉원입니다. 백제의 위덕왕은 전쟁터에서 비극적으로 돌아가신 아버지 성왕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이곳에 절을 세웠습니다.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아들의 효심이 절터 곳곳에 배어 있습니다. 진흙 속에서 천 년의 잠을 깨고 세상에 나온 백제 금동대향로가 바로 이곳에서 발견되었습니다. 향로에 피어오르던 향 연기는 왕의 영혼을 위로하고 백제의 평안을 기원했을 것입니다. 지금은 화려했던 건물은 사라지고 주춧돌만 남았지만 눈을 감고 상상해 보십시오. 향 내음 그윽한 법당에서 간절히 기도하던 백제 사람들의 모습을 말입니다. 삶과 죽음 그리고 영원한 안식을 기원했던 그들의 마음이 시대를 넘어 우리에게 전해집니다. 부여왕릉원이 전하는 잔잔한 여운을 마음속에 오래 간직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