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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이 머무는 성지혜윰길에서 간양길 본당의 조용한 이야기를 열어보겠습니다. 예산의 깊은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지금은 사라지고 터만 남은 간양길 본당을 만나게 됩니다. 비록 화려한 건물은 없지만 이곳은 1890년대 내포 지역에 최초로 세워진 성당이 있었던 역사적인 장소입니다. 박해를 피해 숨어든 신자들은 이 척박한 땅을 일구며 믿음의 씨앗을 심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곳 바로 옆에 간양사지라는 절터가 함께 있다는 것입니다. 불교의 절터 위에 천주교의 성당이 세워졌던 서로 다른 믿음이 한 공간에서 시간의 층을 이루고 있는 특별한 곳입니다. 숲속에 남아있는 옛 우물터와 기와 조각들은 이곳을 거쳐 간 수많은 사람의 기도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건물은 없지만 보이지 않는 믿음의 뿌리는 더욱 깊게 박혀 있습니다. 숲의 고요함 속에서 종교를 넘어선 간절한 기도의 마음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간양길 본당와 함께 평온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