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산순교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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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산순교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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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

성지혜윰길의 고요한 숨결을 따라, 백지사터와 여산동헌의 안내를 시작합니다.  오래된 관아 건물인 여산동헌과 그 앞에 놓인 낡은 돌계단에는 잊지 말아야 할 아픈 역사가 서려 있습니다.  병인박해 시절 이곳은 붙잡혀 온 천주교 신자들을 심문하고 고문하던 공포의 공간이었습니다.  동헌 앞마당에는 피를 보지 않고 사람을 죽인다는 끔찍한 처형법인 백지사가 행해졌던 터가 남아 있습니다.  얼굴에 물을 적신 한지를 여러 장 겹쳐 숨을 못 쉬게 하여 목숨을 뺏는 잔인한 형벌이었습니다.  고통 속에서도 신앙을 버리지 않았던 그들의 마지막 숨소리가 낡은 느티나무 아래 맴도는 듯합니다.  동헌 한편에 서 있는 척화비는 굳게 닫힌 당시의 시대를 묵묵히 보여줍니다.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는 이 공간에서 목숨보다 귀한 믿음을 지키려 했던 순교자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해 주십시오.  그들의 고통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신앙의 자유가 있음을 되새겨 봅니다.  백지사터와 여산동헌이 전하는 잔잔한 여운을 마음속에 오래 간직하시기 바랍니다.